이번 포스팅은 킬리만자로 등반 시 여행사 및 코스 선택, 그리고 등반 준비물에 대한 후기입니다.
여행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
킬리만자로를 등산하려면 반드시 여행사를 통해서 가이드 및 포터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은 가이드 없이 개인이 단독 등산이 허용되지 않고, 또 필요한 식량 및 텐트 등을 각 코스 입구에서부터 들고 가야 하기 때문에 포터가 무조건 필요합니다. 중간 지점인 캠프에서 음식을 판매하지 않아요.
한국인이 선택할 수 있는 여행사 옵션은 크게 3가지입니다.
한국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J 여행사, 그리고 한국 사무소 같은 개념의 S 사, 그리고 로컬 여행사가 있습니다.
세 군대 모두 컨택해서 알아본 후, S사를 선택하였습니다. 투어 가격이 높은 순서는 J 사> S사 > 로컬 여행사였습니다.
J 사
한국인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여행사(한식당도 운영)이고, 예능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 편도 해당 업체를 이용함.
단점은 가격이 가장 비싸고, 장점은 등반 중 한식 제공 그리고 장비 무상 대여, 등산 전, 하산 후 숙박 및 한식 저녁 포함입니다. 4박 5일 기준으로 S사와 450~500불 정도 가격 차이가 있지만, 장비 및 2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약금 50%)
S사 (선택)
한국인이 한국에서 사무소를 내고 운영하는 여행사입니다. 현지 여행사와 제휴가 되어 있어서 한국분이 상담 및 예약, 필요한 것들을 조율해주고 있습니다. 로컬 여행사와 영어로 대화하는 게 불편할 경우, 로컬 여행사에 비해 좋은 대안이었습니다. 가격도 로컬 여행사에 비해 $50~$100 정도 차이로 크게 나지 않으나, 장비 및 숙박이 미포함이고 공항 픽억/드롭은 포함이었습니다. (예약금 15%)
로컬 여행사
3군데 정도 로컬 여행사를 컨택한 결과 모두 비슷한 가격대의 금액이었습니다. S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거나, $50~$100 저렴한 수준. 대신 장비 및 숙박, 공항 픽업/드롭 도 불포함이었습니다. (공항 픽업은 편도 약 $25불). 예약금을 카드로 결제 가능하였고, 무료 취소도 가능한 업체도 있습니다. (예약금 10%)
S사 선택 이유는 J사의 장점은 확실했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숙소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생각했었고, 장비대여는 필요하지 않았어요. (침낭만 $10 대여) 로컬 여행사와 S사는 가격 적인 측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고 영어가 어렵진 않지만, 상담하기가 편했습니다.(카톡 상담) 그리고 다녀온 분들의 후기도 좋았고, 현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한국분을 통해서 해결하면 조금 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녀온 이후로 로컬 여행사와 S사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와 요리사, 포터 모두 여행사에 소속된 것은 아닌 프리랜서입니다. 즉 내가 특정 여행사를 이용하더라도 팀은 랜덤 배정이라는 거지요. (물론 좋은 여행사일수록 좋은 팀을 만날 확률은 높을 수 있습니다.) S사 후기는 만족이었고, 여행 전 상담이 좋았고 같이 등반했던 가이드, 포터, 요리사 모두 등반하면서 잘 챙겨주었습니다.
등반 코스 선택
킬리만자로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7개의 등반 루트가 있어요. 이 중에 제가 알아 봤었던 세 가지 코스입니다. 등산객이 많은 순서는 마랑구 루트>마차메 루트>롱가이 루트 입니다.
마랑구 루트
제가 다녀온 루트이고, 일명 코카콜라 루트입니다. 7개 코스 중 유일하게 Hut (산장)이 있는 코스예요. 경사도가 완만하여 체력적인 부담이 적으나, 하루 1,000m 정도씩 고도를 올리기 때문에 고산증을 많이 겪기 때문에 정상 등반 성공률은 60% 정도입니다. 최소 4박 5일로 등반이 가능하고, 고산 적응을 포함한 5박 6일이 추천 코스입니다. 저는 4박 5일을 선택하였고, 여행 일정 단축 및 고산증은 하루 더 쉰다고 해서 없어지진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열대우림 지대 ~ 관목 지대 ~ 알파인 사막 지대 ~ 빙하지대까지 다양한 생태를 볼 수 있어요. 킬리만자로를 등반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입니다.
마차메 루트
일명 위스키 루트입니다. 최소 5박 6일, 추천 6박 7일입니다. 마랑구루트와는 달리 캠핑(텐트)에서 숙박을 합니다. 풍경이 가장 좋은 코스로 유명하고,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서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보니 고산 증세가 마랑구루트에 비해 적어서 정상 등반 확률이 조금 더 높다고 들었습니다.
롱가이 루트
최소 5박6일, 추천 6박 7일입니다. 마차메와 같이 캠핑을 합니다. 정상 등반 시, 마랑구 루트와 동일하게 키보 산장에서 출발하고, 하산도 마랑구 루트와 동일하게 하산을 하는 코스입니다. 등산과 하산이 다른 루트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풍경과 생태를 볼 수 있습니다.
등반 준비물
고산을 가거나, 등산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등산 의류 및 용품이 거의 없어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였습니다. 등산 용품에 무지했어서 뭘 어떻게 입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윈클럽이라는 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네요. 대여하는 용품은 대부분 등반객들이 버리고 간 제품이어서 의류 같은 경우에는 대여보다는 구매가 나은 듯합니다. 그 외 스틱, 랜턴 등의 장비들은 대여를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녀온 달은 2월이고, 건기입니다. 실제로 등반 중에는 비 오지 않았고, 산장 도착 후에 비 온 적은 2번 정도입니다. 등반하기 가장 좋은 날씨로 성수기에 속하고, 등반 중 날씨는 봄~겨울까지 사계절이 있어요.
의류
등산 바지 : 마케팬츠, 케일 마운틴 팬츠, ACG 선페이러 팬츠, 케일 포켓 쇼츠
보온 하의 : 언더아머 히트기어
베이스레이어 : ACG 고트록스, 파타고니아 캐필린 미드웨이트, ACG 스티플 락 하프 집업
보온 상의 : 유니클로 히트텍
미들 레이어 : 피엘라벤 캡 플리스
바람막이 : 아크테릭스 스쿼미시
바람막이 겸 레인 재킷 : ACG 캐스케이드 레인 자켓
패딩 : ACG 루나레이크
+ 수면용 : 기모 상하의, 플리스, 수면 양말
모든 등산 의류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돼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구매를 했습니다.
보온 상하의, 패딩은 정상 등반 시에만 착용했고, 일반적으로 베이스 레이어에 미들레이어, 바람막이 착용했습니다. 등반 중에도 날씨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가볍게 입고, 추가로 입고 벗을 수 있는 옷들이 유용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막이는 필수입니다. 정상 오르는 중에는 패딩이 필요 없지만, 정상 다 와서는 춥기 때문에 패딩이 필요합니다. 저는 등산용 경량 패딩 또는 인슐레이터가 없어서 부피가 큰 패딩을 가져갔는데, 경량이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네요.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거의 스키 타듯이 내려오기 때문에 신발을 완벽하게 덮어주고, 흙, 먹지를 막아줄 수 있는 기능성 등산 바지가 좋습니다. 짐이 많아서 수면용 옷들을 따로 챙길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따로 챙기길 잘했었습니다. 기모가 있는 상, 하의 그리고 플리스 입고 잤는데 추위 안 타고 쾌적하게 잘 잤어요. 수면 양말도 좋았습니다.
신발 및 가방
신발 : 레니게이드 메가 그립, 살로몬 XT-6 고어텍스
가방 : 툴레 캐즘 2 70L, 그레고리 줄루 40L
신발을 2개 챙긴 이유는 비 올 것을 대비하고, 또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는 처음 신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기 등산화가 너무 편했고, 첫날 제외 모두 등산화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트래킹화(고어텍스)로도 충분히 정상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리어를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카고백 70L와 운행용 배낭을 가져갔습니다. 등산 일정 외에 짐 까지 모두 넣다 보니 운행용 가방을 큰 걸로 하게 되었습니다. 다녀와보니 운해용 배낭은 40L보다는 25L~30L 크기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캐리어를 가져가신다면 캐리어는 여행사 사무실 등에 보관하시고, 보스턴백을 대여해서 등반에 필요한 것들만 넣으시면 됩니다.
등산 용품
양말 : 팜트리 울 양말
등산 스틱 : 레키 크레시다 FX 카본
헤드 랜턴 : 크레모어 헤디 2
보온 용품 : 비니, 바라클라바, 버프, 폴라텍 장갑, 고어텍스 벙어리장갑, 데카트론 등산 장갑
물병 : 보온병 1개, 일반 물병 1개
등산 커뮤니티에서 등산화에는 울 양말은 신어야 된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브랜드 울 양말은 너무 비쌌습니다. 찾다 보니 팜트리에서 절반 정도 가격에 샀는데, 푹신하고 좋았습니다. 이번 등반 중에 발이 불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네요. 스틱은 사실 써본 적도 없지만, 고산 등반하는데 당연히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큰 마음먹고 좋은 걸로 구매했습니다. 등반 중에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중간중간 잘 안 쓰게 되고, 벙어리장갑을 끼니 스틱을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정상 등반에서는 스틱 사용 안 했습니다. (가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틱 사용 안 함). 헤드 랜턴은 정상으로 저녁 12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필수이고, 완충 기준으로 6~7시간 정도 사용가능한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장갑은 2개 겹으로 껴야 된다고 후기를 많이 봤는데요. 폴라텍 장갑 위에 고어텍스 벙어리장갑이 너무 불편하고 정신도 없어서 나중에 일반 등산 장갑 위에 폴라텍 장갑을 끼고 올라갔습니다. 손이 시리긴 했지만, 버틸만했으나 폴라텍 장갑 위에 벙어리가 아닌 일반 고어텍스 장갑이 나은 것 같습니다. 사막 구간에서 바람이 진짜 많이 부는데, 안면 보호해 줄 마스크나 타이트한 버프가 필수입니다. 바람은 불어서 덥지는 않은데, 햇 빛에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피부를 보호하는데 필수입니다. 바라클라바 위에 비니를 썼더니 얼굴 쪽 보온은 완벽했습니다. 게이터와 아이젠은 없었지만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이젠은 10명 중 1명 정도만 쓰는 거 봤네요. 물병으로 보온병 1개와 가벼운 일반 물병 1개 가져갔습니다. 물병 2개에 꽉 채워서 산장 출발해서 다음 산장 도착까지 부족함 없이 마셨습니다. 1개면 부족할 것 같고,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은 반입 금지입니다.
상비약 및 기타
상비약 : 감기약, 소화제, 탁센 이 부 로프펜, 메디폼, 파스, 후시딘, 스트렙실, 멘소래담
고산병 약 : 아세타졸라마이드, 덱사메타손
간식 : 컵라면, 참치캔, 초콜릿, 초코바, 육포
기타 : 물티슈, 샤워 물티슈, 보조 배터리, 립밤, 바셀린, 벌레 기피제, 삼각대, 다이소 우비, 드라이 샴푸
상비약은 평소 여행 다닐 때처럼 준비 했고 스트렙실, 멘소래담을 필요할 때마다 잘 썼습니다. 고산병 약은 아세타졸이랑 덱사메타손 준비했는데 아세타졸을 주로 먹었습니다. 호롬보에서 1알, 키보에서 정상 출발 전 1알, 정산 다녀온 후 1알 먹었고 덱사메타손은 키보 도착해서 1알 먹었습니다. 먹어도 머리가 아팠고, 정상 가면서 구토도 3번이나 했기 때문에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키보에서 약 먹고 조금 휴식한 후에 혈중산소포화도 체크 해보니, 73 정도였습니다.
간식은 넉넉히 준비해서 가이드도 주고 같이 먹었습니다. 한 입 크기로 포장되어 있는 비첸향 육포가 휴대하기도 좋고 맛있어요! 등반 중 식사가 맛있는 편도 아니고 고산증으로 입 맛이 크게 없습니다. 준비해 주는 점심, 저녁 잘 안 먹게 되고 간식 먹거나 컵라면으로 때웠습니다. 아침은 그나마 계란 요리이고 빵이랑 간단하게 먹을만했어요.
샤워는 못해도 물티슈로 닦고, 드라이 샴푸사용하니까 그나마 뽀송뽀송한 기분이 들긴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잘 썼어요. 레인 재킷이 있어도 예비용으로 5천 원짜리 다이소 우비를 가져가긴 했지만 비가 안 와서 사용 안 했습니다. 물티슈는 화장실용으로, 립밤은 건조할 때마다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바셀린은 사용 안 했고, 사진 찍으려고 가져간 삼각대는 욕심이었네요. 사진 찍을 힘이 없었습니다. 벌레기피제도 거의 사용 안 했네요.
이 글이 킬리만자로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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