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안나푸르나 서킷 6일차 (시르카르카 - 토롱페디)

by 여행살자 2025. 3. 29.
반응형

25년 3월 22일

시르카르카 - 야크카르카 (4시간 10분)

7시 40분 출발 11시 50분 도착

야크카르카 - 토롱페디 (3시간)

1시 출발 4시 도착 

 

전날 무리한 탓에 꿀잠을 잤다. 바람도 안불고 롯지 방풍이 잘되서 일정 중 가장 잘 잔 날이었다. 새벽 5시 30분, 롯지 문을 열고 나오니 해뜨기 전 무렵 경치가 끝내준다.

이번 롯지는 짐을 놔둘만 한 탁자가 전혀 없었다. 이쯤 되니, 스틱에 대충 저렇게 옷을 걸어놨다.. 점점 산 생활에 적응해가는 듯 하다. 

시르카르카에서 야크카르카로 가는 첫 구간이 너무 이쁘다. 길도 좋고, 경치가 너무 이쁘다. 그 동안 계속해서 안나푸르나를 왼쪽에 끼고 걸었다면, 이제는 오른쪽에 있다. 잠시 역주행을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전날 틸리초 가면서 먹으려고 했지만, 얼어서 못 먹은 마누카 꿀이다. 지칠때 쯤 먹으니 꿀맛이 진짜 꿀 맛이랄까.. 뭔소리 하는 거지.? 사이 좋게 나눠 먹고 다시 출발한다.

저 밑에 보이는 마을이 마낭이다. 마낭에서도 바로 야크카르카로 갈 수 있으나, 대부분 서킷 트래커는 틸리초를 가기 때문에 마낭에서 바로 오는 일은 드물다. 

저기 밑, 야크카르카로 가는 중간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는데, 여기 롯지는 핫 샤워가 되나보다. 핫 샤워를 광고하는 팻말이 집집 마다 보였다. 

업다운이 너무 심했다. 내리막을 내려가는게 보통 쉬운일이 아니고, 체력적으로 오히려 더 힘들었다. 

전날 무리한 일정에 혼이 나갔다... 아직 1시간 30분 정도 더 가야 야크카르카다. 심지어 오늘 목적지는 야크카르카가 아닌 토롱페디다.. 

야크카르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신이 나갔다... 고산증은 전혀 없었는데, 몸도 지치고 가방이 너무 무거웠다. 내 배낭은 물 포함 약 9.5kg 정도 였는데, 둘 째날에 조금 적응되는 듯 싶었는데 피로가 쌓이다보니 계속해서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점심을 먹으니 힘이 조금 나는 것 같다. 오늘 토롱페디까지는 가야 일정에 맞게 토롱라를 넘을 수 있다. 멈출 수가 없어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음 마을은 레다르로 야크카르카에서 약 30분 거리다. 틸리초를 안가면 시르카르카 또는 틸리초 B.C에서 에서 레다르 까지 1일, 레다르에서 토롱 하이 캠프 까지 1일을 소요하는 트래커들도 많다.

토롱페디 가는 중간 티 샵에서 초코파이로 당 충전. 초코파이 크기가 한국 초코파이 크기보다 많이 작다. 그래도 맛은 똑같았다. 

당나귀인지 말인지, 트래커가 먹고 간 찻 잔을 뒤적거린다. 배가 고픈가 보다..

토롱페디로 가는 구간에도 랜드 슬라이드 구간이 있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걷기가 힘들다. 

계속해서 깊숙한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경치도 설산이 아닌, 뭔가 삭막하고 드라이한 분위기가 계속 된다. 

오후 4시 드디어 토롱페디에 도착. 오늘 최종 목적지다. 춥고 체력이 떨어지니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고산증인가..?

요 며칠 고산증이 없어서, 둘째 날 카트만두에서 구입한 다이아목스 반알만 먹고 따로 먹지 않았다.

조금 더 심해지면 먹어야지 했는데, 이후로 괜찮아져서 일정 중 다이아목스는 딱 반알만 먹었다. 

토롱페디는 너무 추워서 그런지, 오후 4시에 도착했는데도 난로가 피워져있었다. 그 동안 트래킹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여기 모여 있었다. 여기 이렇게 다시 보니 뭔가 친근하고 반갑다.. 사람들도 우리를 알아봐주고 괜찮냐고 인사 건네주는데 괜히 기분이 좋더라. 트래커 대부분은 유럽인이고, 간혹 미국, 남미 분들도 보였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롯지에 분위기가 너무 좋다. 주문한 순서대로 저녁 식사가 나오고, 카드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내일이면 트래킹 마지막 날이다. 토롱라를 넘어 묵티나트 까지 약 8시간 정도 걸어야하는 일정으로 가장 힘든 구간이다.

가이드가 새벽 4시 출발 하자고 한다. 토롱 하이캠프에서 숙박하면 새벽 5시 정도 출발한다. 토롱페디에서 하이캠프까지 약 1시간의 오르막이다. 우리는 일정상 하이캠프 까지 어렵고, 하이캠프의 롯지 환경 (특히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후기가 있어서 토롱페디에서 토롱라를 넘기로 결정했다.

 

내일 토롱라를 무사히 넘기를 바라며, 8시 쯤 일찍 잠에 들었지만 너무 추워서 계속해서 잠에서 깬다.. 핸드폰을 보니 영하 -25 정도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