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3월 21일
틸리초 B.C - 틸리초 - 틸리초 B.C (5시간)
6시 출발 11시 도착
틸리초 B.C - 시르카르카 (2시간 20분)
1시 출발 3시 20분 도착
오늘은 틸리초를 다녀오는 일정이다. 지금까지 일정 중 가장 빠른 시간인 6시에 숙소를 나섰다. 4200m 에서 4900m 까지 고도를 700m나 올린다. 끝없는 오르막이 있다는 것. 그리고 끝 없는 내리막도...
틸리초 B.C 롯지가 가장 열악했다. 스산한 분위기랑 칼바람.. 밤새 추워서 덜덜 떨었다.
아침으로 Egg drop soup, 계란탕으로 몸을 녹이고 출발한다.

다행히도 이날은 배낭을 들고갈 필요가 없다. 올라간 길로 다시 내려올거라서..
가이드와 나, 둘이서 출발. 배낭 1개에 물과 간식거리만 챙겨서 올라간다. 가방은 가이드가 메고 간다.
해가 뜨진 않았지만, 밝아서 렌턴은 필요가 없다.

1시간 정도 걸으니 구름사이로 해가 보인다. 해를 보니 기분도 나아지고, 몸이 녹아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들어보니, 오르막이 끝이 없다. 그냥 안 쳐다보는게 마음 편하다.

그렇게 2시간 넘게 오르막만 오르다보니, 어느정도 평지가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눈 길이다. 아이젠은 필요 없었지만, 있었으면 편하게 걸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아이젠이 없이 초집중해서 걷다보니 긴장도가 높아서 피로가 많이 쌓였던 것 같다.

설산을 끼고 걷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드디어 4919m 틸리초 레이크에 도착이다. 간판 뒤로 호수가 얼었다. 녹은 에메랄드 색상의 호수를 보려면 적어도 6월은 되어야 한다.

도착하니 긴장이 풀리고, 너무 추웠다. 티샵으로 들어가서 가지고온 계란과 레몬진저티를 마셨다. 일정 내내 가장 많이 먹은게 레몬진저티다. 앞으로 레몬진저티 마시면 서킷 생각이 날 정도로 많이 마셨다.


가이드가 가져온 생라면 뿌셔 먹기.. 라면 부셔서 먹는건 만국 공통인 듯 하다.

비슷한 시기에 올라온 다른 트래커들과 수다 떨고 곧 내려갈 준비를 한다. 어느 서양 트래커는 마낭까지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시르카르카까지 가는 것도 빠듯한데 마낭까지 가는건 보통 쉬운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물건을 두고 온 것 같았다. 중요한 물건은 꼭 잘 챙겨야 한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뷰가 더 좋았을텐데 잠시 생각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길에는 날씨가 개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얼어 붙은 구간이 있어서 더 긴장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 보다 더 조심해야 했다. 아이젠은 착용한 사람은 10명 중 2명 정도 되는 듯 하고 대부분 아이젠이 없었다.

롯지로 돌아와서 30분 정도 잠을 청하고, 점심 먹고 다시 출발한다. 시르카르카까지 돌아왔던 길을 가는데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된 일정이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틸리초 B.C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야크카르카 까지 가는 일정도 괜찮은 것 같다. 나의 일정으로는 여기서부터 빡빡한 일정이 시작된 듯 하다...

다시 랜드 슬라이드 구간을 지나 시르카르카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긴 다리를 건너면 마을 초입이다.

시르카르카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날씨가 좋았다. 롯지에 따뜻한 물이 나와서 간단하게 세수하고 손, 발을 씻었는데, 이렇게 행복할 수 가 없었다.

모든 롯지에서는 보통 6시쯤 장작을 피워준다. 오후 도착해서 쉬다가 6시 쯤 되면 트래커들이 난로 주변으로 모여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각국에서 모인 트래커들이랑 수다를 떠는 것도 트래킹의 매력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젠 유럽과 미국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 만세.

이렇게 5일차 일정도 큰 탈 없이 잘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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